[Season 3] 초음속의 하늘 : 날개 달린 슈퍼컴퓨터 (F-16C Viper)
Phase 2. 송곳니를 드러내다 (공대공 전투)
[Chapter 10] 중거리 미사일 (AIM-120 AMRAAM)
1. 여우 세 마리! (Fox Three)
"훈련생 카야, 라디오 체크(Radio Check)!"
헤드셋 너머로 들려오는 씨걸(SeaGAL) 교관의 음성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며칠 전 PC방에서 맡았던 고소한 라면 냄새와 티타 형의 장난기 어린 웃음소리는 온데간데없었다.
디지털 계기판의 불빛과 제트 엔진 소음만이 감도는 VR 훈련 공역. 나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대답했다.
"네! 교관님. 잘 들립니다."
"좋다. 저번 단거리 미사일에 이어, 오늘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AMRAAM) 운용 훈련을 실시한다. PC방에서 예습은 좀 하고 왔나?"
뜨끔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아… 네. '파이어 앤 포겟(Fire & Forget)' 개념 정도만 듣고 왔습니다."
"훗. '쏘고 잊어버린다...' 게이머들이나 좋아할 표현이군. 파일럿은 미사일이 명중하는 그 순간까지 절대 상황을 잊어선 안 된다. 전투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어야 해."
2. 레이더의 눈 (무장운용레이더, FCR)
"마스터 암(Master Arm) 스위치 ON. 공대공 모드 선택."
나는 익숙하게 조종간의 버튼을 눌렀다. HUD 화면에 큼직한 원형 조준선이 생겼다.
"왼쪽 디스플레이(MFD)를 봐라. 그게 천리안이다."
검은 화면에 초록색 각도기 모양의 부채꼴이 그려져 있고, 하얀 점 하나가 위쪽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전방 30마일, 고도 20,000피트에 적기가 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 오직 레이더만 볼 수 있지. 커서(Cursor)를 움직여 목표물을 지정(Lock-on)해라."
나는 조종간에 있는 레이더 커서 버튼을 움직여 커서를 하얀 점 위에 올렸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TMS Up(Target Management Switch Up) 버튼을 딸각, 하고 한 번 눌렀다.
"클릭(지정)했습니다!"
"좋아, 이제 미확인 표적을 '주목'한 상태다. 한 번 더 눌러서 표적을 확실하게 물어."
딸각.
버튼을 한 번 더 누르자, 하얀 점이 붉은색 삼각형으로 바뀌며 화면에 꽉 고정되었다. 전방 유리창의 HUD 화면 위에도 네모난 타겟 박스(Target Box)가 생겼다. 그리고 표적에 대한 상세 정보가 표시됐다.
3. 발사 가능 구역 (DLZ)
"적기 락온(Lock-on) 완료. 이제 쏘면 됩니까?"
당장이라도 발사 버튼을 누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렸다.
"기다려. HUD 화면 오른쪽을 봐라. 사다리 같은 눈금에 막대기가 보이지?"
"네, 보입니다."
"그걸 DLZ(Dynamic Launch Zone)라고 한다. 미사일이 명중할 수 있는 사거리를 보여주는 거야. 사다리 눈금에 ' > ' 표시는 미사일이 도달하는 거리를 가리킨다."
티타 형은 그냥 "네모 뜨면 일단 쏴!"라고 했지만, 씨걸 교관은 달랐다. 산수 선생님처럼 꼼꼼했다. 잠시 후, 적기가 가까워지자 ' > ' 표시가 유효 사거리 막대 안으로 들어왔다. HUD 화면 중앙에 'SHOOT'이라는 글자가 깜빡거렸다.
"슛 큐(Shoot Cue) 떴습니다!"
"발사!"
4. 폭스 쓰리! (Fox Three)
나는 무장 발사 버튼(Pickle Button)을 길게 눌렀다.
"폭스 쓰리(Fox Three)!"
쉬이익―!
기체 오른쪽 날개 밑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갔다. 묵직한 암람 미사일이 꼬리에 불을 붙이며 음속을 돌파해 나갔다. 사이드와인더가 '슈슉' 하고 나가는 느낌이라면, 암람은 '슈우욱!' 하고 길고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느낌이었다.
미사일은 순식간에 저 멀리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암람 미사일에는 자체 레이더가 있다. 스스로 레이더를 켤 때까지(Pitbull), 네가 레이더로 계속 적을 비춰줘야 해. 기수를 돌리지 마라."
"하... 뭐가 이리 복잡해요?"
"F-16에 탑재한 레이더는 고성능이지만 미사일은 소형 레이더야. 스스로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거리까지 안내를 하는 거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될 거야."
HUD 오른쪽 하단에 타이머가 표시됐다. 'A 15'. 미사일이 스스로 활성화(Active)될 때까지 남은 시간이었다.
5. 핏불 (Pitbull)
15초라는 시간이 15분처럼 느껴졌다. 적기는 계속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만약 저쪽도 미사일을 쐈다면, 나는 지금 꼼짝없는 표적인 셈이었다.
05... 04... 03...
타이머가 0이 되는 순간, HUD의 표시가 'T(Target)'로 바뀌었다.
"핏불(Pitbull)! 미사일 활성화됨!"
드디어 미사일이 목표물을 물었다.
"좋아. 미사일 시커(Seeker)가 눈을 떴다. 이제 스스로 사냥감을 쫓는다. 이제 넌 이탈해도 좋다."
나는 크게 숨을 내쉬며 기체를 왼쪽으로 꺾었다.
6. 적을 알고 나를 알며 (지피지기)
잠시 후. 레이더 화면에 고정되어 있던 붉은색 삼각형이 'X' 표시로 바뀌며 깜빡이다가 사라졌다.
"스플래시(Splash). 표적 격추 확인."
씨걸 교관의 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버튼 조작 몇 번으로 적기를 격추했다. 무기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지만 허무할 정도로 깔끔하고, 그래서 더 섬뜩했다.
"잘했어, 카야. 이것이 현대 공중전이다. 눈을 마주칠 필요도, 꼬리를 물려고 땀 흘릴 필요도 없지."
"네... 생각보다 너무 순식간이네요."
"잊지 마.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적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씨걸 교관의 목소리가 다시 낮게 깔렸다.
"방금은 표적기였으니 가만히 있었지. 만약 적이 전투기였다면? 네가 쏘는 순간, 놈도 너한테 미사일을 날렸을 거다. 그럼 어떻게 할 건가?"
"어... 도망쳐야죠?"
"무작정 도망치면 죽는다. 살고 싶다면, 적을 알아야 해."
[유튜브 댓글창]
🦊 Fox_Lover: 와... "폭스 쓰리!" 외칠 때 비장함!
📦 Coupang_Man: 암람 배송 속도 실화냐? 주문(Lock-on)하고 30초 만에 격추 배송 완료 ㅋㅋ
🧠 BrainPilot: 티타 형은 '쏘고 잊어라'고 했지만 씨걸 교관님 말대로 '끝까지 전투 상황 인식' 하라는 지시는 진짜 실력임. 디테일 굿.
👻 Ghost: 적 입장에서는 진짜 공포겠다. 보이지도 않는데 갑자기 미사일이 날아와서 꽂히다니...
💎 DiamondHand: 10억짜리 미사일 날리는 기분... 짜릿해, 늘 새로워.